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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이 모두를 태워버릴 수 있다는 걸        

                                     그때의 나는 몰랐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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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emi_PaC 커미션

이자벨 데 세라 Isabel de sera 

초세계급 신경학자

피실험체 / 스페인

27세 / 153cm / 40kg / 2월 2일 

힘 : 1
관찰력 : 5

지능 : 5

행운 : 4

​정신력 : 2

★★★☆☆

해금 조건 ::

자신의 본래 얼굴을 기억해 낸다.

뇌나 척수 등 신경계 분야를 연구하고 실험하는 학자.

 

그는 신경학자들 중에서도 뇌 관련 분야로 가장 뛰어난 학자라고 할 수 있다. 

여태 발표한 논문이나 실험 결과 등은 현재 신경학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뇌에서부터 발생하는 각종 문제나 질병을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조사하였다.

결과적으로 그의 연구 덕분에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많은 사람이 병을 이겨내고 고통받지 않게 되었다. 

 

그의 부모 역시 오래전부터 명성이 대단한 신경학자였으며 다른 학자로부터 존경을 받고있는 위치였다.

그들의 딸인 그 역시 어쩌면 부모보다 대단한 재능을 고작 10대 때부터 보였으며, 20대가 되었을 무렵에는 이미 여러 성과를 내어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연구소 내에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가, 큰 신임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25살, 2년 전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은퇴 선언을 하더니 제자들과 함께 남들 몰래 자신의 실험체와 몸을 바꾸는 일을 진행하였다.

실험체가 되어버린 뒤에도 오히려 그러한 점을 살려 자신의 몸으로 신경계에 관한 연구와 실험을 이어갔고 사람들에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전보다 훨씬 더 다양한 지식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그 소식은 미래 기관 귀에도 들리게 되었을 것이다. 

unlock :: 

가벼워 보이는-

매사의 일에 딱히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처럼 가볍게 행동하고, 늘 느른한 표정으로 남에게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그가 참 철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눈치가 빠른 편이지만 무언가 심각하고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도 그런 태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가볍다는 소리 또한 자주 듣는다. 

 

이러한 모습은 본래 타고난 성격이기도 하지만 타인이 불편하다고 느낄 만큼 과장된 가벼움은 그렇게라도 남을 속이고, 자신을 속이지 않으면 살아가지 못하는 그에게 있어서 사실상 그 나름대로의 생존방식이다. 


 

타인을 사랑했던-

그는 타인에게 매우 헌신적이다. 별로 만난 적도 없는 이가 대뜸 그가 가진 소중한 것을 내놓으라고 하더라도 망설임 없이 내놓을 정도로.

이것은 그가 멍청하다거나 순진해서가 아닌, 사람을 사랑하는 아가페적인 마음으로부터 나온 행동이다.

 

하지만 지금은 불안한 몸 상태에 이끌려가듯 그러한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남에게 헌신적인 것은 아마 그러한 행동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부정적이면서도 긍정적인 속내-

평소 가벼운 행동을 보면 매사에 긍정적일 것 같지만 속내를 파고들면 오히려 매우 부정적인 성격이다.

 

그는 매일 같이 자기 혐오적 사상과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인해 괴로워하고 있지만,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기 때문에 첫인상으로 그를 판단한 사람이 그러한 모습을 본다면 놀라게 될 것이다.

 

평소에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한 그지만, 모순적이게도 본판은 사람을 사랑하고 희망적인 성격이었기 때문에 스스로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 매우 혼란스러워한다.

 

 

일부 감정이 결여된-

어떠한 사건만 없었어도 부정적인 성격 없이 매사에 밝게 행동하며 밝은 촛불과도 같은 성격이었던 과거의 그에게도 결점이 있다면 바로 일부 감정이 결여되었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헌신적으로 대하며 뭐든 좋게 생각하려고 하지만 그게 다소 지나쳐, 선악을 떠나서 공감 능력만큼은 많이 떨어져 보였다.

그가 이런 성격이 된 것은 자신처럼 사랑받고 자라지 못한 사람의 괴로움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나의

힘으로 그런 사람의 문제를 다 해결해줄 수 있다는 자신감에 빠져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안일한 행동은 훗날 그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망가지게 되는 나비효과가 되었다.


 

갈팡질팡하는, 후회스러운-

그의 인생은 현재의 몸을 가지게 된 이후부터 절벽을 향하게 되었다.

롤러코스터마냥 갑작스레 쭉 내려가는 듯한 인생은 그의 가치관과 삶 전체를 흔들어놓았고 이제껏 행복하게 살아왔던 만큼 그것의 충격은 배로 다가왔다.

 

그러한 이유로 늘 자신이 했던 일들을 후회하며 어떠한 결정을 할 상황에 놓이게 되면 이전에 했던 것과

비슷한 결과가 나올까봐 두려워한다,


 

무책임하게도-

결국 그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대충 겉으로 웃어넘기며 흘려보내는 식으로만 대처하게 되었다.

결국, 이러한 행동도 언젠가 후회할 날이 오겠건만 그는 개의치 않은 척 연기할 뿐이다.

참으로 무책임한 방식이었지만 그에게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만한 심적 여유 따윈 없었다.

성격 :: 

[감정 쓰레기통, 약간의 가스라이팅 요소가 있습니다. 관련 트리거가 있으신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연구소 테러사건-

케 세라세라 연구소는 다른 과학자들에게 모범이 될만한 곳이었지만 모두가 연구소를 좋게 생각한 건 아니었다.

몇 과학자들은 그 연구소를 위선자들의 집합소라고 불렀으며, 그들의 연구를 탐내었다.

이로 인해서 그들과 크고 작은 마찰이 있었고 그 마찰은 곧 재앙으로 번지게 되었다.

 

연구소에 대한 질투가 하늘을 찌르던 그때, 그들은 그곳을 완전히 뒤집어버리기로 하였다.

그 무렵 연구소에서 가장 뛰어난 박사가 은퇴를 선언하였고, 그들은 ‘그’를 찾아가 협박하여 연구소의 취약한 점이나 보안에 대해 알아냈다.

덕분에 연구소 테러는 손쉽게 일어났으며 많은 자료와 연구원이 사망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생존자는 고작 피실험체 한 명. 그 피실험체는 자신들을 의심하며 증언한 적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쉽게 믿어주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 모를 후환을 걱정해 그를 처리하고 싶었지만, 세간의 눈이 그에게 쏠려있고 연구소의 정보가 말소된 건 아까웠기 때문에 마지막 정보라 할 수 있는 그는 살려두기로 하였다.

 

그들은 지금도 그를 연구소에 대한 관심이라는 전제하에 그를 감시하고 있다. 그의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는 채로.

 

 

바뀐 몸-

그의 몸은 본래의 그가 아니다. 그는 자신이 뇌 신경 지식이 뛰어나다는 점을 이용하여 자신의 피실험체와 몸을 바꾼 것.

그에게 있어서 피실험체는 아주 소중한 사람이었고 그런 이가 늘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못내 보기 괴로웠던 그는 자신의 뇌와 실험체의 뇌를 바꾸어 실험체에게 새로운 삶을 주기로 하였다.

  

의도는 좋았지만 건강한 몸에서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병약한 몸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는 것, 몸을 바꾼 이후로 악재들만 일어나는 것에 더불어 몸에 주인의 부정적인 사상이 그에게도 흘러들어오게 되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때문에 그는 원래 밝고 따뜻했던 성격에서 점차 자신의 피실험체와 비슷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니미니 마이니 모-

이니미니는 그의 실험체이자, 현재는 지금 몸의 주인이기도 하다.

 

뇌를 옮기기 전에 이니미니에 대하여 설명하자면, 

고아에 어려서부터 아픈 몸을 이끌고 살아왔으며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여 꼬일 대로 꼬인 성격에 이기적인 기회주의자다.

 늘 자기혐오와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갈팡질팡하였지만 그럼에도 가치 있는 존재로 남고 싶었던 그는 자진해서 케 세라세라 연구소에 피실험체로 지원하게 되었다.

 

연구소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학자인 이자벨은 그런 그의 마음을 알았는지 누구보다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이름이 없던 그에게 이니미니 마이니 모 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피실험체가 아닌 자신의 가족처럼 여겨왔다.

 

다만 그 친절에 너무 익숙해졌는지 아니면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되었는지 이니미니는 자신의 고통과 세상에 대한 원망을 이자벨에게 쏟아내고 화풀이하였고, 이자벨은 그의 모든 감정을 받아주다 결국 그와 몸을 바꿔 새 삶을 주기로 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선택은 나비효과처럼 번져나가, 끝에는 모든 게 엉망진창으로 변하였다.

몸을 바꾼 그에게 어느 날 타 과학자들이 그를 위협해왔고, 새 삶이 망가질 것을 두려워한 ‘그’는 자신을 살려주는 대신 연구소의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말하였다.

 

그 대가였을까, 그토록 바라던 새 삶이었지만 자신이 저지른 일 때문에 그는 원하던 안락한 삶 대신 끔찍한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었다. 


 

6명의 제자-

그에게는 그를 따르던 6명의 제자가 있었다. 이들 또한 뛰어나고 이타적인 신경학자였으며 그를 진심으로 존경하였다. 

 

피실험체와 몸을 바꾼다고 했을 때 그가 걱정되어 말리는 이들도 있었지만 결국 그의 뜻을 존중해주기로 했고, 뇌를 옮기는 과정을 도와주고 그가 원하는 대로 그 일을 자신들만 알고 있는 비밀로 두었다.

 

이들은 그가 피실험체의 몸으로 변했을 때도 그를 따랐으며 이전과 다름없이 대하였지만, 현재는 테러사건으로 모두 사망해 그의 곁에 남아있지 않다.  


 

안면인식질환-

동정과 이타적인 마음으로 한 행동은 제 건강을 망가트렸고,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태워 먹었으며, 있어야 할 곳마저 집어삼켰다. 

제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그도 이런 상황에선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원래의 몸의 주인이 가지고 있던 사상들이 스멸스멸 흘러들어와 더욱 그를 죄어왔다. 

 

타인을 사랑하였지만, 점점 타인을 미워하게 되는 것이 무서웠던 그는 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약물을 스스로에게 투여해, 타인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얼굴이 기억나지 않으면 원망할 사람을 떠올릴 수 없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약물을 투여하지 않으면 다시 사람들의 얼굴이 기억나버리기 때문에 완벽하지 않은 방식이었다. 

 설령 완벽하게 기억해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모두 임시방편일 뿐이다. 

 

제때 치료하지 못한 뜯겨진 상처는 괴사하여 피가 흐르고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가기에.

특이사항 :: 

[감정 쓰레기통, 약간의 가스라이팅 요소가 있습니다. 관련 트리거가 있으신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우물 안 개구리는 행복했다-

1. 

그의 부모는 잘나가며 존경받는 신경학자였고, 자신과 비슷한 사상의 과학자들을 모아 자신들의 성을 붙여 케 세라세라 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연구소를 설립할 때쯤 그의 모친은 한 아이를 출산하였고, 그 아이의 이름은 이자벨 데 세라. 지금의 그가 태어났다.  

2.

많은 사람의 축복 속에서 태어난 그는 부모의 피를 물려받았다는걸 증명하듯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재능을 보였고 사람들은 모두 그런 그를 아끼고 사랑하였다.

그랬기에 유년 시절부터 성인이 되기 전까지 어떠한 고통 없이 잘 포장된 도로를 걷는 것만 같은 인생을 살아왔다.

3.

물론 그에게도 시련 한 번쯤은 찾아왔었다. 

그의 부모가 실험을 하던 도중, 사고로 사망하게 되었던 일.

하지만 그는 그걸로 무너지지 않았다. 

그의 부모는 다른 생명을 함부로 실험에 쓸 수 없다는 이유로 본인들의 몸에 실험을 하다 사망하게 된 것이었기에 명예로운 죽음이라 불리었고, 그 역시 그렇게 생각하였다.

그러니 부모의 죽음에 좌절하고 슬퍼하기보단 자신이 부모의 뒤를 따라 쌓아온 명성에 뒤처지지 않도록 연구소와 신경학을 이어나가기로 다짐했기에 쉽게 일어설 수 있었다.

게다가 그의 부모님을 따르던 사람이 많았던 만큼 곁에 있어 주는 이들도 많았으니 외롭지도 않았다. 

 4.

비록 연구소 이외의 생활은 해본 적이 없어 그의 세계는 좁았지만, 그 어떤 세계보다도 안전하고 안락하였다.

사람들은 그를 사랑하며 존경했고, 든든한 6명의 제자도 생겼으며, 나날이 갈수록 평판도 좋아졌다.

덕분에 자신과 다른 세계를 살았던 타인의 고통에 무딘 사람이 되었지만.


 

이니미니-

1.

그는 부모와 같이 다른 생명으로 실험하는 것을 꺼려하였다. 

하지만 단순 이론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그렇다고 자신의 몸으로 실험하는 건 이미 매우 위험하다는 선례가 있었기 때문에 주변에 있던 이들은 실험체가 있어야한다고 그를 설득했다. 

여러 번의 고민 끝에 결국 그는 지원하는 사람 내에서만 실험체를 받기로 하였다.

2.

자신을 실험체로 지원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신경계를 가지고 하는 실험은 다른 실험보다 더욱 위험할 수 있으니까.

거의 반쯤 포기하던 찰나에, 한 여자아이가 그 위험을 감수하고 실험체에 지원하였다.

이름도 없고 출신도 불명이며 나이가 자신과 비슷해 보인다는 걸 제외하면 알려진 게 없는 출신의 아이였다.

3.

그 아이는 그와 완전 다른 인생을 살아왔던 이다. 

누군가에게 단 한 번도 제대로 사랑받아본 적이 없으며 몸은 어렸을 때부터 약했고, 이런 인생 때문인지 매사에 부정적이며 매우 예민한 성격이었다. 

그럼에도 조금은 사랑을 받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지 어차피 안 좋은 몸, 좋은 일이라도 쓰자는 생각에 실험에 동참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말뿐인 선의는 악한 행동보다도 끔찍했다-

1.

그는 자신과 비슷한 또래지만 자신과는 너무 다른 삶을 산 아이를 보며 연민에 빠지게 되었다.

늘 축 처진 뒷모습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싶었다. 모두가 사랑하는 자신이라면, 멋진 재능을 가진 자신이라면 그게 가능할 것 같았다.

그런 생각으로 누구보다도 아이에게 친절하게 대하였고 이름이 없는 그에게 ‘이니미니 마이니 모’ 라는 이름을 정해주거나 생일을 정해주는 등 살가운 행동을 하였다.

2.

그런 마음이 통했는지 타인에 대한 불신만 가득하던 이니미니도 점점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둘은 곧 세상에 둘도 없는 단짝친구마냥 친해졌고 서로를 특별하게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이니미니와 그는 아예 태생부터가 달랐고 나쁜 의도는 없었지만, 특유의 다른 사람의 고통을 가볍게 취급하는 그의 태도에 불만과 질투를 가진 이니미니는 그를 자신의 감정 풀이 용으로 대하게 되었다. 

3.

그러한 행동은 날이 가면 갈수록 커져갔다. 

스스로가 지원한 실험에 대해서라든가,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라든가 여태 자신을 괴롭혔던 모든 것들을 마치 그에 탓마냥 돌려버렸고 난생처음 그런 취급을 받았던 그는 정말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인 것 같았다.

그는 스스로에게 ‘말뿐인 선의는 악한 행동보다도 끔찍하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괴로워하였고 극단적인 해결책 찾게 된다.


 

극단적인 해결책-

1.

그가 찾아낸 해결책은 바로 늘 행복했던 자신의 삶을, 알고 있는 한에서 가장 비참했던 이에게 대신 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니미니는 더이상 괴롭지 않겠지, 그 역시 행복을 느낄 수 있겠지ㅡ

안일하고도 오만한 생각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힘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2.

그의 제자들은 그의 부모가 어떻게 죽었는지를 기억하라며 위험하다 말렸지만 이미 결심한 그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는 곧 이 사실을 자신과 제자들, 이니미니를 제외한 누구도 알 수 없게 은퇴한다는 말로 사람들의 눈을 피하였고 제자들과 함께 뇌를 옮기는 수술을 진행하였다.

 결과는 걱정과 다르게 성공적이었다.

3.

이니미니의 몸으로 살 게 된 그는 온몸에서 극심한 고통을 느꼈지만,ㅡ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았다.

오히려 실험체로 살게 된 만큼 그 점을 이용해 이때까지 못 했던 연구나 실험을 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실험체가, 아니 이제는 이자벨이 잘 살 수 있도록 모아둔 돈과 집을 주었고 그가 원하는 대로 살라며 보내주었다.


 

촛불 하나가 모든 걸 태워버리고- 

1.

이대로 해피엔딩일 줄 알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이니미니는 이기적인 사람이다. 그건 몸이 바뀌었을 때나 바뀌기 전이나 알맹이는 변하지 않는다.

새 삶을 살 게 되었다는 기쁨에 취한 이니미니에게 한 학자 무리가 접근하였다.

2.

그들은 이자벨과 그의 연구소에 질투심을 느끼고 이전에도 갈등이 여러 번 있었던 자들이었다.

이자벨을 증오하였지만, 그가 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해코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에 늘 간만 보던 상태에서 은퇴한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 것이다.

물론 이들은 이자벨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는걸 모르고 있었다.

3.

원래의 이자벨이라면 다른 사람들을 위협에 빠트리고 싶지 않아하기에 자신을 희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니미니는 아니다. 여태 힘들게 살아오다 이제서야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그걸 허무하게 놓치고 싶지 않아 했다.

그랬기에 그는 자신을 건드리지 않는 대신 연구소의 정보와 보안에 대한 비밀을 그들에게 말해주었고,

곧이어 연구소는 큰 테러에 휩싸이게 된다.

4.

테러가 일어났을 때, 연구원들은 제때 대피하지 못하였다.

다른 어려움도 있었지만 가장 그들의 발목을 잡았던 건 그들의 신념이었다. 차마 연구자료들이 불타는 걸 지켜볼 수 없었던 그들은 자료를 지키려다 함께 불타게 되었다.

한편 그는 안 좋은 몸에 익숙해지지 못해, 조금 더 익숙해질 때까지 단기간 요양을 받고 있었고 그 끔찍한 사건을 피할 수 있었다. 

차라리 그때 같이 휩쓸렸던 게 더 나았을 수도 있을 만큼 더러운 행운이었다.


바뀐 몸처럼 그의 인생 역시.-

1.

돌아왔을 때 남아있는 것은 없었다. 

그토록 아끼던 제자들과 노력을 쏟았던 자료들도 그가 왔을 땐 이미 모조리 사라진 뒤였다.

짐작 가는 일이 있었지만, 한낮 피실험체의 말은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았고, 이전처럼 자신의 편이 없었기에 그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였다.

2.

모든 걸 잃었다는 허탈감과 생전 느껴본 적 없던 감정들이 그를 감쌌다.

자신을 탓하였던 죄책감이 타인에 대한 원망으로 바뀌기 시작했을 때, 그는 변하는 자신에게 막연한 공포를 느꼈고 급기야 약물을 투여해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도록 신경계에 손상을 주었다.

3.

그럼에도 스물스물 올라오는 감정을 막을 순 없었다. 

몸의 주인이 그랬던 것처럼 그 역시 점점 몸을 따라가듯 변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더욱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태연하게 살아가는 척 연기를 했다.

마음속으론 후회와 원망이 뒤섞여 어떤 것도 결정하지 못한 채 늘 갈팡질팡했지만 말이다. 마치 그가 실험체에게 지어준 이름마냥.

 

그는 더이상 ‘이자벨 데 세라’ 가 아닌 ‘이니미니 마이니 모’였다.

과거사 :: 

신경계에 손상을 주는 약물

소지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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